'인지 공간' 은 김초엽 작가의 소설 <인지 공간>에 등장하는 개념으로, 공동체의 기억을 저장한 격자 구조물이다. 작중 사람들은 인지 공간을 인간 지성의 집대성이자 절대 진리로 여긴다. 주인공 '제나'는 신체조건 미달로 인지 공간 안에 들어가지 못했던 친구 '이브'의 죽음을 계기로 인지 공간의 한계와 불완전성을 깨닫고, 개별적 인지 공간(스피어)의 필요성을 증명하기 위해 바깥 세계로 떠난다.

  전시에 참여한 김지원, 도용구, 이지원 작가는 각자의 개별 인지 공간을 구축하고 그것을 시각화하는 과정을 담는다. 미술, 공예, 사진 등 선택된 정보들로 이루어진 격자 구조물 외부에 생성한 이들의 스피어는 자신을 포함한 모든 존재들을 조건 없이 기록한다. 작가들은 스피어 안에 기록된 것들을 탐구하고 재구성하여 내보임으로써, 사물을 바라보는 포용적 관점을 제시한다.